2023년, 기업용 LLM 지출의 50%는 오픈AI(OpenAI)로 향했다. 앤트로픽(Anthropic)의 몫은 12%였다. 2026년 현재, 그 수치가 역전됐다. 앤트로픽이 40%, 오픈AI가 27%다.² 포춘(Fortune) 100대 기업의 70%가 클로드(Claude)를 쓰고 있고, 포춘 10대 기업 중 8곳이 앤트로픽 고객이다.²
지난주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이 보도한 오픈AI의 목표 미달 뉴스 — 2025년 말까지 주간 활성 사용자 10억 명을 달성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놓쳤고, 2026년 들어 월간 매출 목표도 여러 차례 미달했다는 보고 — 는 증상이지, 병이 아니다.¹ 진짜 이야기는 다른 데 있다.
기업 시장은 이미 답을 냈다
챗GPT(ChatGPT)의 생성형 AI 웹 트래픽 점유율은 1년 사이 86.7%에서 64.5%로 떨어졌다. 구글(Google) 제미나이(Gemini)는 같은 기간 5.7%에서 21.5%로 올라왔다.¹ 소비자 시장의 점유율 하락은 뒤늦게나마 언론이 다루기 시작했지만, 기업 시장의 역전은 더 극적인데도 덜 주목받았다.
왜 기업들은 클로드를 택했을까? 벤치마크 점수 때문이 아니다. 코딩 벤치마크인 SWE-bench에서 클로드 소넷(Claude Sonnet) 4.6은 82.1%를 기록했고, GPT-5.4는 74.9%였다.⁸ 하지만 기업 구매 결정을 만드는 건 벤치마크가 아니라 구조화된 출력의 안정성, 긴 컨텍스트에서의 낮은 환각률, 법무팀과 IT 부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API 설계다. 오픈AI는 수백만 명이 열광하는 데모를 만들었고, 앤트로픽은 같은 시간 기업의 조달 담당자들을 설득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기업 시장은 항상 전자보다 후자에 더 많은 돈을 쓴다.
앤트로픽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2024년 말 10억 달러에서 2026년 2월 140억 달러로 늘었고, 2026년 전체 매출은 260억 달러로 전망된다.⁹ 같은 기간 오픈AI는 37억 달러 매출에 50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³ 매출 1달러를 벌려고 1.35달러를 쓴다.
대출 기관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오픈AI의 최고재무책임자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가 내부적으로 한 말이 외부로 유출됐다. 현재의 매출 성장 속도로는 미래 컴퓨팅 계약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였다.¹ 샘 알트만(Sam Altman)과 프라이어는 이를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지만, 시장은 이미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SoftBank), 오라클(Oracle)이 발표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는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가정 위에 세워진 계획이었다. 텍사스 에이빌린(Abilene) 데이터센터를 1.2GW에서 2GW로 확장하는 계획은 2026년 3월 취소됐다. 대출 기관들이 적자 기업의 건설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⁴ 오픈AI는 결국 자체 데이터센터 소유를 포기하고, AWS와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컴퓨팅을 임차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⁴ 알트만이 그토록 강조하던 컴퓨팅 인프라 독립성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4월 27일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파트너십 재편도 같은 맥락이다. 오픈AI는 이제 AWS와 구글 클라우드에서도 자유롭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⁵ 표면적으로는 유연성 확보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AWS의 기업 고객들은 이미 클로드를 쓰고 있다. 오픈AI가 멀티클라우드로 전환한다고 해서 그 고객들이 오픈AI로 옮겨갈 이유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이 재협상은 무한 지출 파트너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는 방어적 행보에 가깝다.⁵ 양측 모두에게 필요한 탈출구였다.
지정학이 인프라 논리를 무너뜨린다
스타게이트의 전략적 근거는 단순했다. 중국보다 더 많이 짓는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은 엔비디아(Nvidia) H100을 살 수 없으니, 컴퓨팅 규모에서 앞서면 AI 패권을 유지한다는 논리였다.
4월 23일, 딥시크(DeepSeek)가 V4 모델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설계 단계부터 엔비디아 칩 없이, 화웨이(Huawei)의 어센드(Ascend) 950PR 위에서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⁷ 스탠퍼드 AI 인덱스(Stanford AI Index) 2026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경쟁사들과의 AI 성능 격차를 사실상 좁혔다고 분석했다.⁷ 미국이 반도체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을 봉쇄한다는 가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그 가정이 무너지면 스타게이트의 전략적 근거도 함께 무너진다. 5,000억 달러를 투입해 컴퓨팅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중국이 그 컴퓨팅 없이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없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딥시크 V4는 그 전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픈AI가 2026년 2월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으며 앤트로픽이 거부한 군사 AI 역할을 채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⁶ 알트만 스스로 "기회주의적이고 엉성해 보였다"고 인정했다.⁶ 1조 달러 기업가치를 노리는 회사가 수억 달러짜리 정부 계약을 급하게 쫓는 그림은, 대안적 매출처를 찾는 긴박함을 더 잘 설명한다.
IPO 수학이 맞지 않는다
오픈AI는 2026년 3월 1,2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8,52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¹⁰ 목표는 연말 1조 달러 기업가치 IPO다. 오픈AI 스스로 2030년 매출 목표로 약 2,800억 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¹¹ 2025년 매출 37억 달러의 75배다.
기업 시장 점유율은 역전되고 있고, 월간 매출 목표는 놓치고 있으며, 인프라 투자자들은 이미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 그 75배 성장의 경로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지금의 데이터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오픈AI가 AI 시대를 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파도를 타고 돈을 버는 회사는 지금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