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성공하는 사업계획서의 세 가지 공통점
"자본은 널렸다. 희소한 것은 비전이다."
— 샘 월튼, 월마트 CEO
"Capital isn't scarce. Vision is."
— Sam Walton, founder of Walmart
성공하는 창업가들이 쓴 사업계획서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내가 수천 개의 사업계획서를 본 경험을 정리하면, 투자자의 책상에 끝까지 남는 문서는 대체로 세 가지를 공유한다.
첫째, 간단하고 명확하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사업계획서가 길어진다. 스타트업이 풀어야 할 문제와 미션이 분명하면 단 몇 장의 사업계획서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작성된 메시지는 간결하고 명확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드롭박스(Dropbox)가 2007년에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 제출한 초창기 사업계획서는 "드롭박스는 여러 컴퓨터의 파일을 동기화시켜준다"로 시작되고, 다 해봐야 한두 페이지 정도로 짧다.1
둘째, 시장 자료가 아닌 창업가의 통찰을 담는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5년 후 50% 성장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나 기사를 인용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과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통찰이 담긴 시장 분석을 해야 한다. 누구나 스마트폰 기반 음식 배달·정보 제공 시장이 커질 것을 알았지만, 경험을 기반으로 진출한 이는 거의 없었다.
배달의민족의 김봉진 창업자는 강남 지역부터 음식점 정보를 모아 모바일 앱으로 제공했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줍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치킨과 중국 음식 배달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렇게 골목길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2 (같은 맥락의 '관찰로부터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원칙은 2장 〈관찰하고 공감하기〉에서 다룬다.)
셋째, 앞으로 하겠다가 아니라 지금까지 한 일을 담는다
사업계획서에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써봐야 소용없다. 단 하나라도 실행하거나 실험해보고 결과를 얻어야 한다.
여성 맞춤 구두를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스타트업 '트라이문'의 김사랑은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10명의 고객을 만나는 것부터 시작했다.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자신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보고, 의견을 듣고, 관찰하고, 수정한 후에 다음 100명의 고객을 찾아서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지금은 처음의 사업계획서와는 많이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게 되었다.
사업계획서에는 자신이 이미 어떤 실험을 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으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자신이 한 일은 없이 무작정 계획만 나열해놓은 사업계획서는 허풍일 뿐이다. (작은 실행이 원대한 아이디어보다 낫다는 원칙은 2장 〈원대한 아이디어보다 하찮은 실행이 낫다〉에서 이어진다.)
사업계획서를 쓰기 전에 먼저 그 아이디어를 작게나마 실행해보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며 검증하는 것은 필수다. 검증된 프로세스를 더 확장 가능한(scalable) 방식으로 실행하려고 적는 것이 사업계획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프리-사업계획서 단계를 건너뛰고 무작정 머리에서 상상한 대로 사업계획서를 쓴다. 엑셀질만 열심히 해서. 이런 사업계획서는 상상 속에서 쓴 소설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이런 데 속지 않는다.
다음은 — 사업계획서는 CEO의 매일 쓰는 일기다
간단·통찰·실행의 사업계획서는 투자자만을 위한 문서가 아니다. 사실 더 중요한 독자는 창업가 본인이다. (6장 〈투자자를 위한 사업계획서, 나를 위한 사업계획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