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투자자를 위한 사업계획서, 나를 위한 사업계획서
"그것에 미치지 않았다면 창업하지 말라. 이미 출구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면 충분히 미치지 않은 것이다."
— 마크 큐반
"Don't start a company unless it's an obsession and something you love. If you have an exit strategy, it's not an obsession."
— Mark Cuban, serial entrepreneur
많은 창업가들이 사업계획서를 투자자에게 보여줄 용도로만 쓴다. 사실 사업계획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사업계획서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우리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같은 방향을 보고 전진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투자자는 가끔 보는 독자일 뿐이고, 진짜 매일 보는 독자는 창업가 자신과 팀이다.
분기마다 다시 쓴다
내가 운영하던 스타트업에서는 매 분기 전사 워크숍에서 다음 분기 사업계획서를 점검하고 수정했다. 우리가 세운 목표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우리가 어느 정도 와 있는지, 바뀐 시장 환경에 따라 우리의 제품이나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지 등을 검토했다. 잘 정리된 사업계획서가 있는 분기에는 팀원들 간의 갈등도 덜했고 제품 개발도 순조로웠다. 하지만 뭔가 분명치 않거나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는 사업계획서가 나왔을 때는 한동안 여러 가지 문제와 갈등을 겪었다.
한 분기에 딱 한 가지 목표(최대 3가지 미만 — 그 이상이면 팀원들이 기억하지 못한다)를 팀원들의 머릿속에 넣어두면 그 분기는 매우 순조로웠다.
목표를 행동으로 — 페이스북의 'Slow Thursday'
페이스북(Facebook)은 2015년 한동안 'Slow Thursday'(이후 'Mobile Only 2G Tuesday'로 알려진 변형)라는 사내 캠페인을 벌였다. 인도처럼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무척 느린 국가에서도 페이스북이 원활하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개발하자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지정 요일 하루 동안 사내 인터넷 속도를 일부러 2G 네트워크 수준으로 느리게 만들어, 느려진 환경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어떻게 더 빠르게 만들지 고민하고 개발하도록 한 시도였다.1 이처럼 회사의 목표가 한번 정해지면 사람들이 잘 기억하고 집중해서 일하도록 조금 색다른 행동을 하거나 팀 빌딩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사업계획서는 CEO의 일기다
나는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사업계획서를 읽어보는 것이었다. 어제 들은 시장 정보가 사업계획서의 예측과 부합하는지, 우리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렇다면 다음 분기(혹은 이듬해) 사업계획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고민했다. 중요한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그것이 우리 사업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수정된 사업계획을 세워야 했다.
사업계획서는 CEO가 날마다 쓰는 일기와 같다. CEO는 날마다 사업계획서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우리 회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1년에 한 번 써놓고 벽에 걸어두는 그림이 아니다. 매일 보면서 대화하고 수정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회사 전체 방향성의 도구로 만드는 구조는 4장 〈미션〉, 〈비전〉에서 더 깊이 다룬다.)
다음은 — 사업계획서를 투자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
문서가 준비됐다면 이제 투자자를 만나 설명할 차례다. 투자자의 1분 주의를 사로잡는 기술, 그 자체가 별도의 연습이다. (6장 〈피칭 — 15초, 30초, 3분〉)
참고 문헌
- TechCrunch. "Facebook '2G Tuesdays' Want To Remind Employees Emerging Markets Exist." TechCrunch, October 28, 2015. 페이스북의 'Slow Thursday'/'2G Tuesdays' 내부 캠페인 — 개발자들이 느린 네트워크 환경을 직접 경험하도록 한 조직 설계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