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회의
"회의는 독이다."
— 제이슨 프리드(Jason Fried) ·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David Heinemeier Hansson), 《똑바로 일하라》 중에서
"Meetings are toxic."
— Jason Fried & David Heinemeier Hansson, Rework (2010)
회의는 30분이면 충분하다. 쓸데없는 잡담을 걷어내고, 핵심 질문과 결론만 이야기하면 그 정도면 길다. 구글(Google)은 대부분의 회의를 30분으로 잡는다. 어떤 회의는 15분 만에 끝나기도 한다. 한 시간이 넘는 회의가 잡혔다면, 그건 정말 심각한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회의는 시작 전에 결정된다
중요한 건 회의 시간이 아니라 준비 시간이다. 나는 회의 시작 전 혼자만의 노트를 만든다. 오늘 회의에서 반드시 해결할 것, 묻고 싶은 것, 합의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놓는다. 회의가 끝날 때 어떤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지도 미리 정한다. 회의가 잘 풀릴지 아닐지는, 회의 시작 전에 이미 결정된다.
준비는 혼자만 하는 게 아니다.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데이터를 챙겨오고, 사전에 내용을 공유하면 회의는 더 짧아진다. 그래서 슬랙(Slack) 같은 협업도구가 유용하다. 팀 간 경계 없이 정보가 흐르면, 굳이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많아진다.
중요한 결정은 회의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팀이 공유한 목표와 계획이 분기 단위로 명확하다면, 대부분의 세부 결정은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으로도 충분하다. 워크숍, 스프린트 설계, 회고, OKR 같은 정기적인 마일스톤 회의를 잘 설계해두면 중간 점검 회의는 횟수도 줄고 질도 좋아진다.1
단, 중요한 안건에 모두가 쉽게 동의한다면 의심하라. 소수 의견에 귀 기울여라. 회의실 막내나 신참의 말을 들어봐라. 새로운 시각이 보일 것이다.
톰 칼린스키의 반대 — 세가가 닌텐도를 따라잡은 방법
1990년 일본 게임회사 세가(Sega)의 미국 사업을 맡기 위해 톰 칼린스키(Tom Kalinske)가 부임했을 때, 세가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미국 시장은 닌텐도(Nintendo)가 95%를 장악하고 있었다.2
톰은 미국 시장을 분석한 뒤 본사 임원 회의에서 제안했다. 하드웨어 가격을 낮추고 게임을 끼워 팔자는 것이었다. 회의실의 일본인 임원들은 펄쩍 뛰며 반대했다. 수익성을 낮추는 미친 아이디어라고 했다.
톰은 또 다른 폭탄을 터뜨렸다. 타깃을 대학생과 어른으로 잡자고 했다. 닌텐도가 어린이 시장에 집중할 때 정반대 전략이었다. 임원들은 다시 반대했다. 공부하기 바쁜 대학생이 게임을 할 시간이 어디 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가 창업자인 나카야마 하야오(Hayao Nakayama) 회장은 단 한 문장으로 결정을 내렸다. "미국은 자네가 책임지게."
불과 4년 뒤 1994년, 세가는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며 닌텐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회의실의 다수가 틀렸고, 반대했던 한 사람의 의견이 옳았다.
끄덕임의 회의를 의심하라
회의는 합의의 장이 아니다. 좋은 회의는 불편함을 드러내고, 낯선 의견을 살리는 시간이어야 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회의는 위험하다. 다르게 보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어라. 그게 진짜 회의다. (회의 타이밍 자체의 설계는 5장 〈중요한 결정은 수요일에〉에서, 반대 의견을 팀 문화로 심는 법은 4장 〈기업문화〉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 Jason Fried and David Heinemeier Hansson. "Rework." Crown Business, 2010. 베이스캠프(Basecamp) 창업자들의 반(反)컨벤셔널 경영서 — "회의는 독이다", 작은 팀, 실행 중심 운영 철학의 표준 레퍼런스.
- Dean Takahashi. "Sega Genesis genius Tom Kalinske on its 25-year legacy." VentureBeat, 2014. 세가 CEO 톰 칼린스키가 닌텐도 독점 시장에서 역전했던 경영 결정들 — 가격 인하, 소닉 번들링, 광고 공세 — 을 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