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점심시간
"누구나 요리사는 될 수 있지만, 모험하는 자만이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
— 셰프 오귀스트 구스토(Chef Auguste Gusteau), 영화 《라따뚜이》 중에서
"Anyone can cook, but only the fearless can be great."
— Chef Auguste Gusteau, from Ratatouille (2007)
내가 경영하던 게임회사 로켓오즈(Rocket Oz)에는 점심시간이 없었다. 배가 고프면 언제든 나가서 먹었다. 집중하던 일을 12시가 되었다고 멈출 이유가 없었다.
새로 뽑은 신입이 물었다. "대표님, 점심시간이 언제인가요?" 나는 안경 너머로 그 친구 눈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답했다. "네가 배고플 때가 점심시간이야." 그 친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갔다.
왜 12시에 먹어야 하나
12시가 되었으니 집중하던 일을 멈추고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다? 말이 안 된다. 더군다나 12시는 식당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줄 서서 기다리고, 시끄럽고, 급하게 먹고 와야 한다. 나는 내가 적당히 배고플 때 먹고 싶었다. 일하다 잠시 쉬고 싶을 때 먹고 싶었다. 식당이 한가해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을 때 먹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점심시간이었다.
데브시스터즈의 구내식당 — 정반대 방식, 같은 질문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철학을 실현한 회사도 있다.
나는 데브시스터즈(Devsisters)라는 게임 회사 대표와 점심식사 약속을 위해 그 회사의 구내식당을 이용할 기회가 있었다. 쿠키런(Cookie Run)으로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새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멋진 구내식당을 만들었다.1 그런데 놀랍게도 그 식당은 레스토랑처럼 운영됐다.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메뉴를 받고, 음식을 가져다주며, 식사 후엔 커피까지 서빙했다.
나는 공동창업자 김종흔 대표에게 물었다. "줄 서서 트레이에 받아가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 식당이 그저 고픈 배만 채우는 곳이 아니기를 바랐어요. 직원들이 내려와 대화를 나누고, 웃고, 쉬다 가는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직접 서빙을 하게 했어요. 그래야 대화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규칙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로켓오즈는 개인의 자율성('집중을 해치지 않는 자유')을 최대화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소통과 영감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정반대 방식이지만 두 회사 모두 '왜 점심시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답을 갖고 있었다.
중요한 건 '왜'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규칙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목적 없는 규칙을 따르는 순간, 당신의 스타트업은 죽는다. (이 '왜'를 팀 전체의 습관으로 만드는 법은 4장 〈기업문화〉에서, 같은 원리를 회의·배포 타이밍에 적용한 사례는 5장 〈중요한 결정은 수요일에〉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 Wikipedia contributors. "데브시스터즈." Wikipedia. 2007년 김종흔·이지훈이 공동 창업. 쿠키런(COOKIE RUN) IP로 성장해 2014년 코스닥 상장. 상장 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약 5,600억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