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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변호사와 회계사

"난 네 와이프라고! 네가 가질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거란 말이지."

— 프로존, 영화 《인크레더블》 중에서

"I'm your wife! I'm the greatest good you're ever gonna get."

— Frozone (Honey), from The Incredibles (2004)

변호사와 회계사는 창업가의 친한 친구다.

늦게 찾는 친구

대부분의 창업가는 법률과 회계, 세무에 전문지식이 없다. 문제는, 항상 일이 커지고 난 다음에 변호사와 회계사를 찾는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변호사와 회계사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하더라도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상장 직전에 터진 증여세 폭탄

내가 알던 한 스타트업이 꽤 성장하여 드디어 상장을 준비하게 되었다. 상장을 위해 회계감사를 받던 중, 몇 년 전 창업가와 아내의 주식거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증여세 폭탄을 맞았다.

회사가 어려웠을 때 장인어른의 돈을 빌리면서 자신의 주식 일부를 아내 명의로 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거래기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주식평가도 하지 않은 바람에 국세청에서 포괄적인 증여로 보고 세금을 매긴 것이었다. 장인어른에게 빌렸던 돈의 회계처리와 채무에 대한 법적인 문제도 있었다.1

회사가 어려운 때라도 이런 거래를 하기 전에 회계사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면 훨씬 나았을지 모른다. 미리 변호사와 회계사에게 물어보면 창업가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문제를 말해주고 예방할 수도 있다.

전문가 비용의 경제학

처음에는 변호사들이 무료로 해줄 수 있는 일이 나중에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는 수억 원짜리 — 수십억 원일 수도 있다 — 비싼 일이 된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들은 초기 단계 창업자에게 1~2시간 무료 상담을 제공하거나, 시드 단계까지 비용을 이연(deferred fee)해주는 경우가 많다.2 회계사도 마찬가지다. 세무 신고 한 번 받는 비용은 수십만 원이지만, 3년 뒤 증여세·양도세가 터졌을 때 내는 돈은 그 수백 배다.

경고

창업 초기부터 자문이 꼭 필요한 순간들

  • 공동창업자 지분 배분 — 구두 약속 말고 주주간계약서로 명문화
  • 가족·친지에게서의 자금 조달 — 차용증, 이자율, 증여세 이슈를 사전 정리
  • 스톡옵션·지분 양도 — 세무상 '시가' 평가와 거래 기록 필수
  • 투자 유치 텀시트 검토 — liquidation preference, anti-dilution 조항의 장기 영향
  • 업무위탁·프리랜서 계약 — 지적재산권 귀속 조항 누락 시 회사 자산이 개인에게 귀속될 수 있음
  • 해외 진출·자회사 설립 — 세무 구조,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이슈

변호사와 회계사는 문제가 생긴 뒤에 부르는 응급실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만나는 주치의다. (투자 계약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조항은 6장 〈유니콘의 투자계약서〉에서, 긴 안목으로 세무·법무를 설계하는 관점은 4장 〈300년 사업계획서〉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1. Wikipedia contributors. "증여세." Wikipedia. 한국 증여세 구조 — 누진세율, 직계존비속 공제, 10년 합산 원칙, 주식 양도 시 과세 기준 정리.
  2. Cooley LLP. "Cooley GO — Documents and Founders' Guides." Cooley GO.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전문 로펌 Cooley의 창업가용 템플릿·가이드. 초기 단계 비용 이연(deferred billing)·공모 표준 문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