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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중요한 결정은 수요일에

"내 두뇌는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문제를 갖다줘! 일을 달라고!"

— 셜록 홈즈

"My mind rebels at stagnation. Give me work, give me problems."

— Sherlock Holmes, in The Sign of the Four by Arthur Conan Doyle (1890)

2011년, 게임을 출시하고 몇 달 지나지 않은 어느 금요일 오후, 우리 팀은 중요한 업데이트를 하고 오랜만에 전사 워크숍을 떠났다. 강원도 어딘가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즐겁게 술 한잔하고 있을 무렵, 개발팀 누군가가 갑자기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떨면서 말했다. "저… 게임서버가 다운되었는데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5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현황 파악과 대응책에 대해 잠시 토의하다가 결국 팀 전원 사무실 복귀를 결정했다. 모두 차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와 새벽 3시까지 6시간 동안 복구 작업을 했다. 다행히 서버를 재가동했지만, 우리에겐 명확한 교훈이 남았다. "앞으로 중요한 업데이트는 절대 금요일에 하지 않는다."

금요일을 피하라 — 업계의 불문율

이 룰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팀원들은 주말을 '긴급 대기조'처럼 보내지 않아도 되었고, 일정에 쫓겨 금요일에 무리하게 릴리스를 밀어넣는 일도 사라졌다. 우리는 중요한 업데이트를 화요일~목요일에 집중했고, 문제가 생겨도 대응 가능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이런 일은 우리만 당한 일이 아니다. 2012년 나이트 캐피털(Knight Capital)은 새로운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배포에서 한 서버의 이전 코드가 남아 있는 채로 장이 열리자, 45분 만에 약 4억 4천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1 2017년 아마존(Amazon) S3 대규모 장애는 2월 말 수요일에 시작됐지만, 비슷한 금요일 오후 배포 사고들이 반복되며 업계 전체에 경각심을 일으켰다. 이런 사례들이 쌓이자 IT 업계에서는 "Don't deploy on Friday" — 금요일에 배포하지 마라 — 가 거의 철칙이 되었다.2

이 결정은 생각보다 매우 효과가 좋았다. 우선 팀원들이 주말을 마음 편히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일정에 밀려서 무리하게 금요일에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다. 금요일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날이 아니다.

월요일도 피하라

우리는 또 하나의 룰을 만들었다. "월요일에도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다."

월요일 오전은 지난 주말까지 한 일에 대해 아직 정보가 충분히 업데이트되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현재 상황이 어떤지 살펴보고 최종 점검하고 일할 시간이 필요하다. 월요일에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누군가 일요일에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한 주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날은 수요일이다. 월요일과 금요일을 빼고 남는 화·수·목 사흘 중에서도 한가운데 있는 수요일이 가장 집중하기 좋은 날이다. 반면 금요일 오후는 이메일 응답률과 처리 속도 모두 가장 낮다. 이는 개인의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그날 '일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저민 레이커(Benjamin Laker) 등 연구진이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발표한 76개 글로벌 기업 조사 결과는 이런 직관을 뒷받침한다. 주 1일의 '회의 없는 날(meeting-free day)'만 도입해도 생산성이 평균 약 35% 상승했고, 2일이면 70% 이상 올라갔다. 직원 스트레스와 미세관리(micromanagement)는 줄고 자율성·참여도·만족도는 높아졌다.3

화·수·목 — 황금의 사흘

뭔가 중요한 일은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 해야 한다. 그래야 미리 준비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복구할 시간이 확보된다. 화요일에 시작하면 언론이나 고객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시간이 3일이나 남는다.

보도자료도 월요일이나 금요일에는 배포하지 않는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이 미디어와 소비자 모두가 가장 몰입도가 높은 시기다. 그래야 보도 이후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해지기 때문이다.

화·수·목 원칙, 실무 적용 체크리스트

  • 서비스 배포·주요 기능 출시: 화·수·목
  • 보도자료·미디어 공지: 화·수·목 오전
  • 전사 공지·중대 의사결정 회의: 화·수
  • 채용 최종 면접·오퍼 발송: 수·목
  • 금요일에 하는 일: 다음 주 계획, 회고, 페이퍼워크
  • 월요일에 하는 일: 상황 점검, 한 주의 방향 정렬

창업 초기에는 매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을 잘하는 팀은 속도뿐 아니라 타이밍도 설계한다. (이 리듬을 회의 구조로 옮기는 법은 5장 〈회의〉에서, 같은 맥락의 '쉬는 날 설계'는 4장 〈일과 휴식〉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1. Wikipedia contributors. "Knight Capital Group." Wikipedia. 2012년 8월 1일 신규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배포에서 한 서버에 이전 코드가 남아 장이 열린 45분간 약 4억 4천만 달러 손실. 금요일 배포가 배포 사고의 대표적 유형으로 자리 잡는 계기.
  2. Enov8 Blog. "Deployment Management Nightmares: Don't Deploy on Friday." Enov8 Blog. 'Don't deploy on Friday' 업계 관행의 근거와 사례 정리. 배포 사고가 주말 대응 인력 부족과 겹칠 때의 비용.
  3. Benjamin Laker, Vijay Pereira, Pawan Budhwar, Ashish Malik. "The Surprising Impact of Meeting-Free Day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January 18, 2022. 76개 글로벌 기업 조사 — 주 1일 회의 없는 날 도입 시 생산성 평균 약 35% 상승, 2일이면 70% 이상. 스트레스·미세관리 감소, 자율성·참여도·만족도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