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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상호배타적

"문제를 만들 때와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We cannot solve our problems with the same thinking we used to create them."

대부분의 창업가는 투자유치를 연애로 착각한다.

"투자자 A와 투자자 B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친한 창업가가 내게 물었다. 나는 되물었다. "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죠?"

그는 잠시 멈췄다.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자신의 프레임이 틀렸다는 걸 깨달은 표정이었다. "아, 둘 다 받아도 되는군요. 투자자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한 달 뒤, 이 스타트업은 A와 B뿐 아니라 내가 소개한 세 번째 벤처캐피털까지 포함해 동시에 세 곳으로부터 시리즈A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총 50억 원 규모였다.

'OR'을 'AND'로 바꾸는 순간

우리는 흔히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힌다. 하지만 실제로는 '둘 다'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세상을 흑백으로 나누는 순간, 창의적 선택은 사라진다.

에어비앤비(Airbnb)도 그랬다. 초기 투자 유치를 위해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에게 피칭했을 때, YC 입주와 동시에 다른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려 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YC는 집중 멘토링과 단독 지분투자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팀은 이 제약을 유연하게 해석했다. YC 내부에서 집중 지원을 받되, 외부 엔젤 투자자들로부터도 소액 투자를 받아 '멘토링과 자금'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1 일반적인 "A 아니면 B"가 아닌 "A 그리고 B"의 전략이었다.

창업가들은 투자를 독점관계로 착각한다. 하지만 투자는 연애가 아니다. 좋은 투자자라면 다른 투자자와의 공동투자를 오히려 환영한다. 리스크를 나누고, 더 큰 라운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이중 엔진

투자유치뿐만이 아니다. 많은 문제들에 있어서 선택지는 반드시 상호배타적일 필요가 없다. '양자택일'이 아니라 '병렬 선택'이 가능할 때, 진짜 창의성이 발현된다. 중요한 건 '무엇을 포기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둘 다 가능하게 만들까'다.

넷플릭스(Netflix)의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도 같은 실수를 할 뻔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DVD 우편배송과 스트리밍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 않나요?" 헤이스팅스는 단호하게 답했다. "둘 다 운영하겠습니다."2

업계 전문가들은 비웃었다. 두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잠식(cannibalize)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헤이스팅스는 4년간 두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며 스트리밍 기술을 완성했다. DVD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에 투자할 수 있었고, 동시에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었다. 2011년 잠시 DVD 사업을 'Qwikster'로 분리하려 했다 역풍을 맞고 철회한 일화는 오히려 '두 엔진을 함께 운영'하는 원칙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스포티파이의 프리미엄(Freemium) 모델

스포티파이(Spotify)의 다니엘 에크(Daniel Ek)는 아예 세 개를 택했다. 음악업계가 "무료 스트리밍이냐 유료 구독이냐"를 놓고 싸울 때, 에크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만들었다. 광고 지원 무료 서비스와 유료 프리미엄 구독을 동시에 제공한 것이다. 경쟁사들은 "고객이 무료로 듣는데 왜 돈을 내겠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 스포티파이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6억 7천만 월간 사용자 중 2억 5천만 명 이상이 유료 구독자가 되었고,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3 무료 서비스가 유료 구독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한 것이다.

OR을 AND로, 다시

선택지는 대부분 상호배타적이지 않다. 창업에서 'OR' 문제를 'AND' 문제로 바꿔 생각하라. 투자자 A를 받을지 B를 받을지가 아니라, A와 B를 어떻게 함께 받을지. DVD를 포기할지 스트리밍을 포기할지가 아니라, 두 엔진을 어떻게 함께 돌릴지. 무료 사용자를 버릴지 유료 전환을 포기할지가 아니라, 둘을 어떻게 연결할지.

'또는'이 아니라 '그리고'를 발명하는 것. 그게 창업가의 일이다. (투자유치 구조를 설계하는 관점은 6장 〈좋은 투자자를 알아보는 법〉에서, 수익모델을 곱셈으로 쌓는 사고는 3장 〈수익모델은 곱셈이 아니라 거듭제곱〉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1] "Airbnb",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irbnb

[2] "Netflix",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Netflix

[3] "Spotify",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poti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