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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미션

"높은 권력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법이야."

— 벤 파커(Ben Parker), 영화 《스파이더맨(Spider-Man)》 중에서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스페이스X(SpaceX)는 인간을 화성에 정착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 말을 처음 꺼냈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다. 하지만 정작 그 회사 안에서는 모든 행동이 이 문장을 기준으로 돌아갔다. 이 기술이 화성에 가는 데 도움이 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개발하지 않는다.

이게 미션이다. 비전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말해준다면, 미션은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해준다.1

토스: "금융을 누구나 쓰기 쉽게 만든다"

처음 토스(Toss)를 썼을 때, 나는 '이게 되네?' 하는 감탄이 나왔다. 복잡한 공인인증서도 없고, 비밀번호도 한 번만 누르면 끝났다. 이전까지 한국의 금융은 복잡하고 무거운 게 당연했다.

토스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금융을 누구나 쓰기 쉽게 만든다." 이 미션은 단순했고, 강력했다. 이 문장 하나로 팀은 모든 걸 결정했다. 수수료를 붙일지 말지, 인증 단계를 줄일 수 있을지, 광고에 연예인을 쓸지 말지도 "이게 진짜 사용자 입장에서 쉬운가?"라는 질문으로만 판단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24년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3천만 명을 넘겼고, 토스뱅크(Toss Bank),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까지 금융 전체를 새로 짜고 있다.2

슬랙: "이메일을 줄이고, 협업을 간편하게"

슬랙(Slack)은 원래 게임 회사였다.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글리치(Glitch)'라는 게임을 만들다 망했고, 남은 건 개발팀끼리 쓰던 메시징 툴 하나뿐이었다. 그걸 따로 떼어내어 다시 창업한 게 지금의 슬랙이다.

"우리는 이메일을 줄이고, 협업을 더 간편하게 만든다." 이 미션은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었다. 팀의 일하는 문화를 다시 디자인하겠다는 도전이었다. 슬랙은 철저하게 '복잡한 것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했다. '채널' 개념으로 메일 대신 대화의 흐름을 만들고, 수천 개의 외부 앱과 연동해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 심지어 '읽지 않아도 죄책감 없는 채널'이란 개념도 넣었다.

이 미션은 내부 문화까지 지배했다. 기업용 메시징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슬랙은 단 5년 만에 1,200만 명의 일간 사용자(DAU)를 확보했고, 결국 세일즈포스(Salesforce)에 약 277억 달러에 인수됐다.3 협업툴이 이 정도 가치를 만들어낸 건, 기능 때문이 아니라 미션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미션은 단지 벽에 걸어놓는 보기 좋은 문구가 아니다. 직원을 설득하고, 고객을 움직이고, 무엇보다 창업자 자신이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멋진 말 대신, 매일 꺼내 쓸 수 있는 문장을 써라. 그게 진짜 미션이다. (미션이 내부의 판단 기준이라면, 비전은 외부를 향한 방향 선언이다. 4장 〈비전〉에서 이어진다. 미션이 문화를 만드는 과정은 4장 〈기업문화〉에서 다룬다.)

참고 문헌

[1] "SpaceX",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paceX

[2] "비바리퍼블리카 (Viva Republica)", Wikipedia (한국어). https://ko.wikipedia.org/wiki/비바리퍼블리카

[3] "Slack Technologies",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lack_Technolog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