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채용
"모두가 훌륭한 아티스트가 될 수는 없지만, 훌륭한 아티스트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도 나올 수 있다."
— 영화 《라따뚜이(Ratatouille)》 중에서
"Not everyone can become a great artist, but great artists can come from anywhere."
회사를 만든다는 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누구와 함께 일할지를 정하는 일'이다. 채용은 단지 빈자리를 채우는 게 아니다. 회사의 문화를 만들고,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실패한 제품은 고치면 된다. 실패한 채용은 회사를 병들게 만든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치명적으로. 그래서 창업 초기일수록 채용에 '전사급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코드 한 줄보다, 디자인 한 장보다, 영업 한 건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채용은 전략이다 — 리크루팅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라
스트라이프(Stripe)의 창업자 패트릭 콜리슨(Patrick Collison)은 인재 채용을 '지금 당장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로 여겼다. 그래서 남들보다 훨씬 느리게, 훨씬 신중하게 사람을 뽑았다. 처음 두 명을 채용하는 데만 무려 6개월이 걸렸고, 어떤 인재는 채용까지 3년이 걸렸다. 직접 만나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고, 스트라이프에 대해 설명하고, 다시 기다리고 또 설득했다.1
단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스트라이프는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50명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회사 초기에 뽑힌 10명에게는 전체 지분의 10% 이상을 배분할 만큼, 회사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구성된 초기 팀은 이후 스트라이프의 문화와 기준을 만들었다.
내가 창업한 지 얼마 안 되어 당장 급해서 뽑은 개발자는 겉으로는 멀쩡했다. 포트폴리오도 화려했고 말도 조리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의 피드백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문서화는 귀찮다 했고, 팀과 협업은 '시간 낭비'라 했다. 결국 잘못된 코드보다 더 많은 걸 망쳤고, 불과 1년을 채 넘기지 않고 퇴사해야만 했다.
야구팀을 보라. 급하다고 해서 아무나 데려다 1루수, 포수 포지션을 맡기지 않는다. 프로야구 감독은 1년 내내 대학, 심지어 고등학교까지 뒤지며 선수 명단을 짠다. 스카우트 명단이 없는 감독은, 경기에서 이길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회사를 팀 스포츠처럼 운영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내 명단'을 만들어야 한다. 링크드인(LinkedIn)과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탐색하고, 행사에 가서 말을 걸고, 주변 스타트업에서 잘한다는 사람을 찾아 메모해두자. 회사의 미래는 그 명단에서 나온다. 채용은 운이 아니라 전략이다.
좋은 인재는 스펙이 아니라 태도로 구분한다
회사의 수준은 구성원의 평균값이 아니라, 최하위 인재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실력이 안 되는 팀과 함께라면 좋은 아이디어도 버려야 한다. 픽사(Pixar)의 공동창업자 에드 캣멀(Ed Catmull)이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보통 수준의 팀에게 주면, 그들은 그걸 망칠 것이다. 반대로 평범한 아이디어를 훌륭한 팀에게 주면, 그들은 그것을 고치거나 아예 버리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것이다."2
훌륭한 팀은 스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배우려는 자세, 존중하는 태도, 팀에 공감하는 태도로 만들어진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는 가르칠 수 없다.
나는 인터뷰할 때 '기술 테스트'보다 먼저 '태도 인터뷰'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이다.
- "최근에 동료에게 배운 점이 뭐였나요?"
- "자신의 실수로 팀이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면?"
- "받아들이기 불편한 피드백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나요?"
여기서 나오는 대답이 그 사람의 80%를 말해준다.
구글(Google)의 채용평가항목과 성과평가에는 '구글리니스(Googleyness)'라는 항목이 있다. 협업, 피드백, 팀워크에 대한 적합성 없이는 아무리 똑똑해도 탈락이다.3
실패는 용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기적인 태도, 나쁜 영향력, 팀워크 파괴는 절대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채용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 사람을 열 명 더 복제했을 때, 나는 이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싶을까?" 채용공고를 내기 전에, 1년 뒤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이름 10명의 명단을 적어보라. 그 명단이 당신의 회사가 될 것이다. (채용 후 잘못된 인재를 어떻게 정리하는지는 4장 〈해고〉에서, 팀 구성의 철학은 4장 〈가족 같은 회사〉에서 이어진다.)
참고 문헌
[1] "Stripe, Inc.",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tripe,_Inc.
[2] Ed Catmull and Amy Wallace. Creativity, Inc.. Random House, 2014. https://en.wikipedia.org/wiki/Creativity,_Inc.
[3] Laszlo Bock. Work Rules!. Twelve, 2015. https://www.goodreads.com/book/show/22875447-work-ru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