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내일도 출근하고 싶은 회사
"카르페 디엠. 오늘을 붙잡아라, 얘들아. 너희 삶을 비범하게 만들어라."
— 존 키팅(John Keating),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중에서
"Carpe diem. Seize the day, boys.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언제부터인가 직원들이 '기계'처럼 출근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눈을 질끈 감은 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인사도 없이 자리에 앉는다. 입사 첫날엔 그렇게 반짝이던 눈빛들이 전부 사라진 거다. 이제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내일도 이 사람들이 즐겁게 출근하도록 만드는 것.
나는 일부러 사무실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책상을 쓴다. 매일 아침 팀원들의 표정을 읽는다. 안색이 안 좋은 사람은 감기인지, 감정인지 먼저 살핀다. 기운이 빠진 친구에겐 "요즘 뭐에 집중하고 있어?" 커피 한 잔 들고 다가간다. 가볍게 묻지만, 그 안엔 간절함이 있다. '지금 놓치면, 이 친구는 우리 회사를 떠날지도 모른다.'
동기가 망가지면 회사가 가라앉는다
지금 당신 회사 동료들의 출근을 관찰해 보라. 아침 9시, 몇 명이나 활짝 웃으며 출근하는가? "출근이 기다려진다"는 말을 스스로 꺼내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 없다면, 그건 사업모델이나 제품 문제가 아니다. 동기가 망가졌다는 뜻이다.
자포스(Zappos)는 사무실에 파티룸을 만들고, 직원들이 즉흥 퍼포먼스를 할 수 있게 공간을 열어뒀다. HR팀은 고객 응대보다 '행복 설계'에 예산을 더 썼다. 놀랍게도 고객 만족도, 충성도, 심지어 LTV(고객생애가치)까지 동반 상승했다.1
SAS 인스티튜트(SAS Institute)는 전 직원에게 무제한 병가를 줬다. CEO 짐 굿나잇(Jim Goodnight)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려면 직원들을 먼저 행복하게 해야 한다"며 복지정책을 강화한 결과, 이직률이 업계 평균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2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과 에드워드 디시(Edward Deci)가 만든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세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진짜로 몰입한다. 바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 이 셋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그 사람은 '출근기계'가 된다. 몸은 출근해도, 마음은 퇴사했다.3
많은 직원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라. 입사 첫날의 흥분과 기대와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이런 직원이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회사는 비상사태다. (동기를 망가뜨리는 가장 큰 원인인 조직 문화 설계는 4장 〈기업문화〉에서, 실패중력장에 끌려가지 않는 사명감은 4장 〈실패중력장〉에서 다뤘다.)
참고 문헌
[1] "Zappos",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Zappos
[2] "SAS Institute",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AS_Institute
[3] Richard M. Ryan and Edward L. Deci. "Self-Determination Theory and the Facilitation of Intrinsic Motivation, Social Development, and Well-Being." American Psychologist 55(1), 68–78, 2000. 자기결정이론의 표준 인용 —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자율성·유능감·관계성)의 개념화. DOI 10.1037/0003-066X.55.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