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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기업문화

"기억이 없다면 문화도 없다. 기억이 없다면 문명도, 사회도, 미래도 존재할 수 없다."

— 엘리 위젤(Elie Wiesel), 작가, 노벨평화상 수상

"Without memory, there is no culture. Without memory, there would be no civilization, no society, no future."

대부분은 착각한다. 멋진 사내식당이 있고, 영어 이름을 쓰고, 반바지 입고 출근하면 그게 기업문화라고 믿는다. 틀렸다. 그건 인테리어고 복장 규칙일 뿐이다. 기업문화는 전혀 다른 것이다.

문화는 시스템이 아니다. 기억이다.

창업자는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조직의 '성격'을 결정하게 된다. 지각한 직원을 나무랄 것인가, 감시한 직원을 타이를 것인가. 품질이 부족한 제품을 출시할 것인가, 손해를 감수하고 다시 만들 것인가. 문화는 그 순간의 선택에서 만들어진다. 그 선택의 기준이 바로 창업가의 신념이고, 그 신념이 쌓여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문화가 된다.

구글 구내식당에 스며든 실험 정신

구글(Google) 구내식당은 맛있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구글이 그것을 자랑하는 이유는 '맛'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구내식당조차 실험하고 개선하는 공간으로 본다. 식당 매니저들은 샐러드와 저칼로리 음식을 직원들이 더 많이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샐러드 바 위치부터 접시 색과 포크 모양까지 바꿔가며 데이터를 모았다. 끊임없이 데이터를 모으고,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구글의 정신이 밥상 위까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1

나는 내가 창업한 회사에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정하지 않았다. 대신 단 한 가지를 원칙으로 삼았다. "우리는 서로를 믿는다."

픽사가 《토이 스토리 2》를 갈아엎은 이유

1999년 픽사(Pixar)는 《토이 스토리 2(Toy Story 2)》를 제작하고 있었다. 개봉을 불과 7개월 앞둔 시점에 경영진은 영화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급을 담당하기로 한 디즈니(Disney)는 현 상태 그대로 마무리해서 개봉하자고 했다. 하지만 픽사의 경영진은 잘못 만들어진 영화를 내놓을 수는 없다며 스토리 전체를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경영위기 직전까지 갔지만 《토이 스토리 2》는 결국 큰 성공을 거두었고 픽사의 명예를 높였다.2

픽사는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했다. 손해를 감수하고, 경영위기를 무릅썼다. 이유는 하나. '이건 픽사의 영화가 아니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좋지 않은 제품은 내지 않는다." 이 원칙은 조직 전체의 행동 기준이 되었고, 이렇게 조직 전반에 공통된 고통과 성취의 기억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기업문화다.

진짜 문화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가 오면 드러난다. 그 조직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무엇을 희생하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그때 구성원들은 배운다. "우리는 이런 선택을 하는 조직이다." 그 기억이 누적되면서 문화가 된다.

진짜 문화는 초콜릿 키친에 있지 않다. 위기의 순간, 무엇을 지켰는가에 달려 있다. (규칙 대신 원칙으로 운영하는 방법은 4장 〈규칙보다 공통의 원칙〉에서, 문화를 가족주의와 혼동하는 위험은 4장 〈가족 같은 회사〉에서 다룬다.)

참고 문헌

[1] "Googleplex",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Googleplex

[2] Ed Catmull and Amy Wallace. Creativity, Inc.. Random House, 2014. https://en.wikipedia.org/wiki/Creativity,_Inc.